석가탑

불국사 대웅전 앞 마당의 석가탑은 다보탑의 현란한 아름다움과는 대조적으로 간결하면서도 육중한 힘을 느끼게 합니다.

이는 탑신의 조화로운 비례와 경쾌한 외관이 주는 간결하면서 강렬한 인상때문일 것입니다. 여러 개의 큰 돌로 된 지대석 위에 설치된 기단부는 하층 기단이 한 몸으로,

사잇돌은 9매로, 갑석은 4매로 되어 있고,
상층 기단도 역시 4매의 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층 기단의 중간돌 모서리와 그 사이에는 2개의 모서리 기둥(隅柱)과 받침 기둥(撑柱)가 새겨져 있고,
윗면이 약간 경사진 갑석 중앙에는 둥그스럼한 2단 괴임이 있습니다.

하층 기단보다 훨씬 높아진 상층 기단 역시 각 면에 2개의 우주와 탱주가 새겨져 있으며 갑석 밑에는 부연(副緣)이 있고, 윗면 중앙에는 2단의 각진 괴임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탑신부는 각 층마다 몸체(屋身石)와 지붕돌(屋蓋石)이 각각 한 몸으로 구성되었는데 네 모서리의 우주는 기단부와 마찬가지로 부조되었으며,
옥개석의 아랫면에는 5단의 계단이 있고,
윗면에는 네모진 옥신 받침이 부조되어 있습니다.

옥개석 지붕의 내림마루면은 경사가 없이 직선 형태인데 처마끝은 아랫면이 직선인 반면 윗면 양끝이 날카롭게 반전되어 경쾌한 외형미를 보여주며, 지붕돌의 끝부분이 위로 약간 치켜올려진 것 같아 보이지만, 이것 역시 실제로는 지붕돌의 낙수면 양끝을 사선으로 쳐 내린 것의 효과입니다.

탑신부의 비례는 신라 통일 초기의 경향을 따라 1층에 비해 2층부터 체감률이 급격히 높아지지만 옥신석은 높이에 비해 폭이 줄어들어 종래의 장중한 외관에서 경쾌한 외관으로 바뀐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2중의 기단 위에 탑신부의 몸돌과 지붕돌이 단순한 모양으로 크기가 줄어들면서 차곡차곡 쌓아올려 3층으로 솟아오른 석가탑은 감은사지 3층석탑과 고선사지 3층석탑에서 이어지는 통일신라시대 3층 석탑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석가탑의 균형미는 치밀한 계산으로 만든 상승감과 안정감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1층의 몸돌과 2, 3층의 몸돌의 높이 비율은 4:2:2이나 아래에서 올려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비율이 적어지는 듯하면서 저절로 안정된 느낌을 주도록 배려되어 있습니다.

상륜은 원래 노반과 복발, 앙화만 남아 있었으나 1973년의 복원공사때에 남원 실상사 3층 석탑의 상륜부를 본떠서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된 것입니다.

석가탑 주위의 지면에는
네 모퉁이와 각 변 중앙에 8잎의 수려한 연꽃이 조각된
8개의 원형 연대(蓮臺)가 있고, 이 연대 사이에는 2매씩의
장방형 돌로 연결하여 탑구(塔區)를 설정해놓고 있습니다.

이는 바로 "팔방금강대좌(八方金剛座臺)"로서
연꽃 한송이에 1보살씩 모두 8보살이 자리잡는 성스러운
자리로 석가모니 부처님을 받들어 찬양하는
모습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1966년 9월. 몰지각한 도굴꾼에 의해 두 차례에 걸친 도굴시도가 있고 난 뒤에 같은 해 10월에 탑속에 안치되었을 사리 장엄구의 안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상층부를 해체하였을 때 2층 몸체부에서 사리 장엄구가 발견되었습니다.

2층 몸체부 중앙에 마련된 사방 41cm, 깊이 19cm의 네모진 사리공 속에 비다을 깔고 그 중앙에 거의 도금이 벗겨진 금동제의 사리 외함이 안치되었는데, 이 사리 외함 주위에는 동경과 청동 비천상을 비롯한 각종의 공양구가 놓여져 있었습니다.

사리 외함 속에는 중앙에 연꽃 대좌를 마련하고 여기에 은으로 만든 사리 내,외합이 있고, 그 좌우에도 은으로 된 조그마한 사리호와 금동제의 네모진 사리합이 발견되었습니다. 이 금동제의 네모진 사리합 위에 세계 최고(最古)의 목판 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리니경"이 비단에 싸인 채 놓여져 있었습니다.

무영탑의 전설
오페레타"석가탑"중 신동엽의 시